Untitled Document
Untitled Document
Untitled Document
Untitled Document
학생글터
Untitled Document
Home > 명예의 전당
 
 
  안지숙
  국제신문 편집국 교열부에서 근무
시민단체나 초중등 학생 대상 미디어 교육 전문 강사로 활동
공저:「미디어 바로보기」
조선일보ㆍ삼성 영상사업단 공동주최 ‘우리영화시나리오 공모’ 시놉시스 부문 당선
제17회 신라문학대상 소설부문 당선

한동안 몹시 아팠다. 되돌릴 수 없을 만치 몸이 확실히 망가져버리고 나면 내가 놓았거나 나를 놓아버린 삶, 혹은 희망 때문에 부질없이 마음바닥 갈라지는 일은 없을 거라는 미친 생각으로 나를 내몰았다.
그러다 몇 차례인가, 사람이 죽는다는 게 이런 거구나, 를 경험했다. 무서웠다. 그때까지 내가 둘러쓰고 있었던 엄살과 무지와 이기가 비로소 눈에 들어왔다. 사는 게 장난이 되어서는 안 되는 거구나. 남들 다 아는 사실을 마흔의 나이에 깨닫자 내가 나를 모욕해 온 날들이 어이없었다. 나는 틀어박혀 있던 집에서 나와 걸어 다니기 시작했다. 아프고 미운 사람들에게, 그리고 나 자신에게 기회를 주고 싶었다.
머릿속을 비우자고 작정할 것도 없이, 짐짓 땅의 온기와 숨결에 호흡을 실은 양 골목을 걷고 산길을 걷고 공원과 둔치를 걸어 다녔다. 내 몫이 아니었던 것들을 놓으면서 걷고 걷고 또 걸었다. 그리고 나는 전혀 치열하지 않게 느릿느릿 밟는 걸음으로 줄여가는 그 길들이 제대로 밟아오지 못했던 내 뒤편의 길을 겹쳐 업고서 이어진다는 것을 깨달았다. 글을 쓰고 싶었다.
십여 년 전, 생살을 자르듯 끊어냈던 소설에 대한 미련은 역마살 같은 복병으로, 그리움의 다른 이름으로 나를 찾아왔다. 그래서였나, 푸닥거리하듯 바리의 생을 빌려와 한세월을 써놓고 나서 그렇게 울었다. 다시는 울지 않을 것처럼 울었어도, 사는 한, 나는 다시 울 일을 숱하게 마주칠 것을 안다.
거의 내지른다는 기분으로 썼던 습작품들을 비비탄총처럼 챙겨들고서 이곳 디카데미를 찾은 건 썩 잘한 결정이었다. 합평에서 쏟아지는 선의어린 비판과 격려는 소설에 대한 감을 잡아주는 튼실한 잣대가 되어주었다. 당선소식에 환호해 준 소설합평반 문우들과 섭섭할 정도로 당연하게 받아들여주신 임영태 선생님께 앞으로도 거침없는 혹평을 기대한다는 말로 인사를 대신한다. 함께 할 수 있어서, 그리고 믿는 구석이 되어주어 고맙고 기쁘다.
 
 
Untitled Document